<앵커 멘트>
이번에 영업정지된 부실 저축은행들의 불법, 편법 영업의 실상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데요,
서민들이 어렵게 모아 맡긴 돈을 이렇게 써도 되는 건지 놀랄 따름입니다.
속속 드러나는 저축은행 영업의 요지경, 김현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실 대출을 정상 대출로 위장하는 건 간단했습니다.
천만 원을 대출해 백만 원의 이자가 연체되면 부실대출이 돼 BIS 비율이 떨어지지만 이를 천백만 원의 정상대출로 둔갑시켰습니다.
그래서 천만 원짜리 대출이 3천만 원까지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녹취> 저축은행 관계자 : "오너의 지시가 있었다면 그것이 불법적이나 편법적이라 하더라도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공시지가 10억 원짜리 땅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면서 개발이 완료됐을 경우를 가정해 천억 원을 빌려준 경우도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미래저축은행은 1년간 임직원 급여를 30%나 올렸고, 솔로몬 저축은행은 직원들의 자사주 대출금 37억 원을 갚아주는 등 고객의 돈을 물쓰듯 했습니다.
두 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이 잠식될 위기에 처하자 서로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편법 증자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부실저축은행들이)은행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불법 대출과 자금 유용이 계속되면서 실제 정상적인 금융기관으로 역할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감독당국은 부적격 대주주를 심사를 통해 퇴출시키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실제 퇴출이 이뤄진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