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20여 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풍광을 <진경산수화> 기법으로 담아낸 화가가 있습니다.
길을 떠나는 이호신 화가를 조성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산과 안개가 만나 바다를 이루는 지리산의 아침.
늦은 겨울 해가 산사에 비춰들자 부지런히 산을 오르던 화가의 손길도 빨라집니다.
담대한 붓질이 시작되고, 화폭위로 수묵의 절경이 피어납니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과 그 안에 숨 쉬는 문화 유산을 그려 온 화가는 붉게 떠오르는 태양에 감격했고, 산사의 그윽한 달빛에 한껏 취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다니길 20여 년, 봄의 전령이 찾아왔던 들녘은 싱그러운 초록으로 물들었고.
울긋불긋 화려했던 산하는 어느새 순백의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녹취> 이호신(화가) : "이런 아름다움을 혼자 즐기기엔 너무나 죄송하잖아요. 이런 장면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눈과 마음으로 그린 그림 백여점을 모아 두 권의 화첩을 펴냈습니다.
하지만 자연 훼손으로 그 아름다움이 점점 사라지면서 화가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녹취> "이 정도일 때 아름답다. 더이상 훼손되지 말아달라는 바람이 있습니다. 보세요 이 경관이 얼마나 유장하고, 넉넉하고, 참으로 장엄합니까..."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