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삼국시대에 만든 토성이 돌로 쌓은 성곽만큼이나 견고했습니다.
콘크리트 처럼 단단하면서 동시에 배수도 잘되는 흙벽돌로 만든 게 비결인데요.
토성에 숨은 우리 조상의 지혜를 신방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말을 타고 질주하는 백제 근초고왕 뒤로 흙으로 쌓은 토성이 보입니다.
백제의 수도가 한성, 즉 지금의 서울일 때 고구려와 신라의 침입에 견디기 위해 만든 겁니다.
돌로 쌓은 성곽만큼이나 튼튼했던 토성, 비밀은 삼국사기 백제본기의 증토축성, 즉 흙을 쪄서 성을 쌓는다는 기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권오영(한신대 한국사학과 교수): "증토축성의 내용은 흙과 물과 석회를 사용해 석회의 발열반응을 이용해 고대의 콘크리트를 만드는 겁니다"
실제로 석회에 물을 붓고 흙과 잘 섞어주자 열과 함께 증기가 피어오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흙벽돌은 정으로 쪼아도 깨지지 않을 만큼 단단했습니다.
또 토성을 쌓을 때 나뭇잎 등 식물 유기체를 여러 층으로 까는 부엽공법으로 물빠짐을 좋게 했습니다.
<인터뷰>박항식(국립중앙과학관장): "비가 왔을 때 빨리 배수가 되서 물이 고여있지 않아야되기 때문에 그런 점에 역점을 두면서"
물리적 견고함뿐만 아니라 여름철 폭우가 잦은 기후에 잘 견디도록 설계된 백제의 토성, 천 년 넘게 이어진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