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예산 질의 하랬더니…엉뚱한 논의만

입력 2013.02.11 (07:10)

수정 2013.02.11 (07:37)

<앵커 멘트>

정치 쇄신을 위한 연속 기획보도 순섭니다.

부실예산, 쪽지예산에다 밀실 예산이란 비판까지 받았던 올해 예산안 처리는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심의 과정부터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부를 상대로 한 예결특위 소속 의원들의 질문 가운데 순수하게 예산과 관련된 것은 10건 가운데 3건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김병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해 예산안 최종 심사가 진행된 지난해 국회 예산결산 특위.

<녹취> 장윤석(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 "예산과 관련이 있는 사항에 좀 초점을 맞춰서 질의를 해주시면..."

그러나 위원장의 호소는 금새 헛당부가 되고 맙니다.

<녹취> 양승조(민주당 의원) : "창원터널 디도스 사건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녹취> 권성동(새누리당 의원) :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서..."

대선 관련 질의가 이어지고

<녹취> 조원진(새누리당 의원) : "신문 안보세요? 안철수 후보가 청와대 이전한다 그랬잖아요."

<녹취> 안민석(민주당 의원) : "(정봉주 전 의원 가석방에) 청와대에서 압력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으세요?"

지역구 민원도 빠지지 않습니다.

<녹취> 안덕수(새누리당 의원) : "강화산단 진입로에 대해서 서면으로..."

<녹취> 박재완(기획재정부 장관) : "제가 챙기지를 못했는데요. 챙겨가지고 서면이 아니고 바로 보고를..."

<녹취> 안규백(민주당 의원) : "휘경4 건널목 위탁운영비가 2억 4천만 원이 반영이 됐어요. 그런데 2013년에는 아예 누락이 됐습니다."

지난해 예산결산 특위 활동 기간에 전체 질의 건수는 천백여 건.

이 가운데 순수하게 예산과 관련된 질의는 22%에 불과했습니다.

대선 등 당시 이슈 관련 질의가 14%, 지역구 민원은 13%에 달했습니다.

정책 관련 질의도 총리 등 국무위원에 대한 질의라고 보기에는 지엽적인 내용이 많았다는 분석입니다.

이미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예산을 놓고 증액과 감액을 결정해야 하는 예결특위의 활동 취지와는 동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법률소비자연맹 : "예결위라는 것이 짧은 기간에 국가 살림을 집중해서 심사해야 하는데 부실한 질문으로..."

여야는 국회 쇄신 과제로 현재 특별위원회로 돼있는 예결위의 상임위 전환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과 관련없는 질의에 치중하는 예결위를 1년 내내 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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