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연주자라면 누구나 가장 좋은 소리를 내는, 최고의 악기를 원할 겁니다.
그래서 좋은 악기를 구해 연주회에 항상 동행하며, 애지중지하는데요.
연주회장에 4자기 악기를 갖고 가기 어려운 피아니스트들은 어떻게 할까요?
심연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려한 외모, 야성적인 연주. 반전 매력으로 인기 높은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
그의 뒤편 어둠 속에 또 다른 피아노 한대가 보입니다.
독주회인데 피아노는 왜 두 대일까.
공연 하루 전, 피아노를 선택하는 시간 , 연주자가 일일이 피아노 석대의 건반을 눌러봅니다.
그래도 마땅치 않은지 객석에서 소리도 들어봅니다.
<녹취> "이쪽도 똑같이 쳐봐요."
하지만,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피아노는 찾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엘렌 그리모(피아니스트) : "두 피아노가 최적의 상태가 됐을 때 다시 고르고 싶어요. 현재로선 일련번호 318에 좀 더 마음이 가네요."
결국, 연주에서는 서정적인 느낌의 피아노와 강한 음색의 피아노를 번갈아 사용했습니다.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호로비츠와 쇼팽의 대가 짐머만은 한술 더 떠, 아예 피아노를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완벽한 소리를 찾기 위해 피아노 공장에서 직접 제작 과정을 배우는 연주자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진상(피아니스트) : "내가 악기에 대해 더 알고 악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제가 공부를 해봐야겠다해서."
섬세한 터치를 생명으로 하는 연주자들에게 미세한 소리의 간극은 하늘과 땅만큼 큰 차이입니다.
KBS 뉴스 심연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