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만학도들의 졸업식은 오랜 시간을 기다린 만큼 더 깊은 감동을 줍니다.
팔순을 넘긴 만학도 할머니의 중학교 졸업식 구영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81살 박경화 할머니는 아침부터 가슴이 설렙니다.
중년의 아들은 분을 발라주고,
<녹취> "새색시 같아지셨어요."
다시 할머니는 손수 립스틱으로 단장합니다.
온가족이 출동한 곳은 할머니의 중학교 졸업식장.
초등학교도 못 마친게 평생의 한이던 할머니는 70살이 넘어서야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성인을 위한 학력 인정 중학교를 졸업하게 된 겁니다.
졸업생 대표인 할머니는 2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아, 개근상까지 받았습니다.
<인터뷰> 박경화(81살/청암중 졸업) : "소원은 아직 덜 풀었어요. 이제 고등학교도 다니고 계속 다녀야 되니까."
함께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720여명의 늦깎이 졸업생 중에는 부부나 형제, 자매도 있습니다.
공부하느라 고생했다며 아들은 절을 하고, 지난 날을 떠올리면 눈물이 납니다.
<인터뷰> 백남애(60살),백남월(62살) 자매 졸업생 : "저희는 시들어 가는 꽃이잖아요. 그런데도 저한테는 희망이 있다는게 참 행복해요."
이곳 고교 졸업생의 3분의 1은, 대학 과정을 계속합니다.
<인터뷰> 한순덕(52살/청암고 졸업) : "대학진학 두려움도 있고 설레임도 있고 그렇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예요."
힘 닿는데까지 배우고 싶다는 이들의 도전에 마침표는 없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