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를 상대로 한 올 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진 김동광 서울 삼성 감독은 두 빅맨 대리언 타운스와 이동준에게 5차전을 앞두고 특별한 미션을 줬다.
공격 리바운드를 세 개 이상 하면 상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오리온스와 제공권 싸움에서 밀린 게 패인이라고 생각해서다.
특히 삼성은 경기당 11.9개로 리바운드 부문 1위를 달리는 리온 윌리엄스를 막지 못해 고전했다. 윌리엄스는 삼성전에서만 리바운드 15.75개를 걷어내며 골밑에서 유독 강했다.
김 감독이 이러한 미션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김 감독도 오리온스전에 대한 승리가 간절했다.
김 감독의 특별한 제안 덕택인지 타운스와 이동준은 이날 골밑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적극적으로 박스 아웃에 나서 윌리엄스가 공을 잡지 못하도록 하면서 위협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타운스와 이동준은 각각 2, 3쿼터에 이미 김 감독의 미션을 달성했다.
이날 타운스는 공격과 수비에서 각각 4개, 15개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동준은 공격 리바운드 4개, 수비 리바운드 2개를 기록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리바운드 싸움에서 36-27로 이긴 삼성은 오리온스를 73-69, 4점 차로 따돌리고 맞대결에서 첫 승을 거뒀다.
경기 후 양 팀 감독은 제공권 싸움에서 승부가 판가름이 났다는 데 동의했다.
김동광 감독은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지 말라고 한 게 어느 정도 통했다"며 "그간 타운스와 동준이가 공격 리바운드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는데 잘 됐다"고 흡족해했다.
타운스는 "공격 리바운드에 대해 감독님의 특별한 주문이 있어서 신경 썼다"며 "4라운드 경기 때 윌리엄스가 리바운드로 우리 팀을 초토화한 적이 있어서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동광 감독은 아직 어떤 상을 줄지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개인재산을 털어서라도 계속해서 미션을 줄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타운스의 아이한테 줄 장난감 등을 선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길 수만 있다면 앞으로 이런 미션을 계속 줄 것"이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