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전역한 군인들을 위해 공익사업을 해야 할 재향군인회가 '대출장사'를 하다 4천억 원의 손실을 봤습니다.
사업성도 검토하지 않고 마구잡이 식으로 대출을 했기 때문인데 이를 걸러낼 장치는 없었습니다.
김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6층 높이의 실내 물놀이 시설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착공한 지 7년 째지만, 시공사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겁니다.
<녹취> 인근 주민 : "잘 나가다가 또 공사 중단하고, 중단하고... 뭔지 몰라요 우린. (오래됐어요. 몇 년 됐어요)"
지난 2008년 재향군인회는 이 사업의 시공사가 부도났는데도, 220억 원을 빌려줬습니다.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수습에 나섰다가 건물까지 떠안아 결국 천 2백억원을 썼습니다.
평택의 한 아울렛엔 담보도 없이 150억 원을 대출했고, 강원도 태백의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도 50억 원을 대출해줬다가 날렸습니다.
<녹취> 재향군인회 관계자(음성변조) : "사기꾼들한테 당한 게 있어요. 엄밀히 말하면 경험 부족 내지는 전문성 부족이 맞는 것 같아요."
금융기관에서 연 6~8%의 이율로 돈을 빌린 뒤 연 20%의 고리를 받고 다시 시행사에 돈을 빌려주는 일종의 '대출장사'를 하다 큰 손실을 입은 겁니다.
수익만 좇다보니 매출액과 자기자본 등을 터무니 없이 속인 한 시행사에 430억 원의 대출 사기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재향군인회가 10개 부동산 개발회사에 모두 6천2백억 원을 대출했다가 4천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습니다.
국가보훈처는 사고가 터진 뒤인 지난 해 4월 재향군인회가 대출사업을 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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