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기아차 ‘일자리 세습’ 재고해야

입력 2013.04.16 (07:35)

수정 2013.04.16 (07:49)

[임오진 해설위원]

기아자동차 노사가 최근 정년퇴직자나 25년 이상 근속 직원 자녀들의 채용 특혜를 확대하는 방안을 합의해 ‘일자리 세습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고용의 형평성을 훼손하고, 경쟁에서 탈락한 지원자들에게 사회전반에 대한 불신감을 더 해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기아자동차는 이미 5년 전부터 생산직을 채용할 때, 서류전형에서 이들 자녀들에게 10%의 가산점을 줬습니다. 이번에는 여기에다 1차 합격자의 25%를 할당하고, 2차 면접에서 5%의 가산점과 함께 동점일 경우는 우선 채용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특히 면접의 가산점 5%는 면접 점수가 70%를 차지하고, 경쟁률이 2백대 1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직 평균 임금은 연 7-8천만 원 선에 이릅니다. 더구나 이런 혜택은 비정규직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이른바 ‘정규직의 일자리 세습’을 회사가 수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폐지하고 있는 제도를 더 확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취업 대기 청년층들의 박탈감은 더 할 것입니다.

요즘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회사 경영상의 유리한 인맥 형성 등을 위해 지원자들의 배경도 참고로 한다는 의혹의 눈길도 있습니다. 검증은 어렵지만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닐 것입니다. 배경 보다는 실력과 능력입니다. 이는 공정사회의 첫 걸음이고 사회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기본과 원칙이 지켜지면서 누구나 인정하고 장려할 수 있는 일자리 채용이 돼야 합니다. 노사합의 이전에 사회적 합의가 우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