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서울 아차산에는 고구려 성곽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홍련봉에서 발굴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고구려의 가마터가 처음 발견되고, 성곽을 둘러싼 웅덩이, '해자'가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가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차산 줄기의 남쪽 끝자락, 해발 116m의 홍련봉 정상, 천5백 년 전, 한성을 되찾으려는 백제에 맞서 고구려가 지은 성곽 '보루'입니다.
발굴 작업중인 홍련봉의 두 개 보루 중 두 번째 보루 안쪽에서 고구려의 토기 가마터가 온전한 상태로 발굴됐습니다.
까맣게 그을린 채 박혀 있는 숯, 토기 조각은 흙벽에 엉긴 채 천5백 년 전의 흔적을 머금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종택(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 "중국, 남북한 통틀어 고구려 가마가 발굴된 것은 처음.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는데 중요한 의의를 지닌 문화재."
아차산의 다른 19개 보루에선 볼 수 없었던 성곽 웅덩이 즉 '해자'의 흔적도 확인됐습니다.
성곽 둘레에는 폭 2미터 이상, 어른 가슴팍 높이의 '해자'를 파 적의 침입을 1차적으로 막아냈습니다.
철기를 만들던 단야시설과 저수시설도 발견됐습니다.
이곳이 군수물자를 만들던 병참기지임을 보여줍니다.
<인터뷰>이남규(한신대학교 한국사학과) : "중요한 의의 있으므로 발굴 중단되면 훼손우려 있어 계속 발굴돼야 한다."
아차산 홍련봉 보루는 6세기 전반 고구려의 남진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KBS 뉴스 김가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