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CJ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재현 회장의 차명계좌에 이름을 빌려줬다는 전직 직원의 증언을 KBS가 확보했습니다.
먼저, 김준범 기자입니다.
<리포트>
CJ 회장실과 지주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던 박모 씨.
지난 1990년대에 재무팀의 주도로 차명계좌를 만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녹취>박00(전 (주)CJ 간부) : "재무팀에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회사를 위한 목적으로 계좌를 개설하려고 하는데 아시죠? 그래서 그러시라고. 신분증 사본하고, 계좌신청서 한두 개 보내줬던 것 같아요."
이름을 빌려주는 데 동의하면 차명계좌 개설과 관리는 재무팀이 모두 알아서 했다는 겁니다.
이름을 빌려준 직원들은 사측이 엄격히 선별했습니다.
<녹취>박00(전 (주)CJ 간부) : "먹고 도망갈 사람은 아니라든가. 금방 회사를 이탈할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기준이 있었겠죠."
차명계좌는 주로 계열사 주식을 사고 파는 데 사용됐는데, 박씨 계좌에만 3억 원이 넘는 돈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박00(전 CJ 회장실 간부) : "주로 제일제당 우선주고요. 연말에 배당금 천만 원 정도 배당금 지급됩니다. 그건 어쩔 수 없이 저한테 날아오니까. 그걸 보면 한 3~4억 정도 (됐어요.)"
주목할 점은 박 씨의 차명계좌가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CJ가 임직원 명의로 운용했다고 밝힌 차명 계좌는 5백여 개입니다.
이런 CJ의 수법은 특검수사에서 드러난 삼성의 차명재산 관리 방식과 판박이처럼 닮았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