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남태평양 이스터섬에는 사람 모양을 한 거대 석상들이 해변가에 서 있습니다.
그동안 이 석상을 어떻게 옮겼는지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었는데 최근 미국의 한 연구진이 새로운 가설을 내놨습니다.
고영태 기자입니다.
<리포트>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높이 3미터 무게 5톤짜리 거대한 석상이 뒤뚱뒤뚱 걸어갑니다.
석상의 머리에는 밧줄이 걸려있고, 10여 명의 사람들이 밧줄을 좌우로 밀고 당깁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하듯 움직여 거대 석상은 10분 만에 25미터나 걸어갔습니다.
<인터뷰> 칼 리포(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 : "석상이 앞쪽으로 기울어져있어 줄을 당기면 뒤뚱 뒤뚱하면서 앞으로 걸어가는 윈리이다."
미국 연구팀은 원주민들이 석상의 밑부분을 굴곡지게 만든 뒤 밧줄로 끌어 산 중턱 채석장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해안가까지 옮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실험은 원주민들이 통나무를 이용해 거대석상을 굴려 옮겼다는 기존의 가설을 뒤집은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원주민들이 통나무를 얻기 위해 숲을 대량으로 파괴하고 이 때문에 거주환경이 파괴됐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어 왔습니다.
사람이 직접 밧줄로 잡아당겨 거대 석상을 이동시켰다는 학설은 고고학 저널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
KBS 뉴스 고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