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해 외국인 환자 15만 6천 명이 국내 병원을 찾았습니다.
경기도 의왕시 인구쯤 되는 숫잔데, 4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칩니다.
1인당 진료비도 국내 환자의 세 배 가까운 평균 9백만 원으로 큰 손 고객들입니다.
하지만 심혈관질환과 암, 성형, 치과분야의 우리 의료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이런 이런 실력에 비해서 그다지 장사를 잘한 건 아닙니다.
천억 달러 규모인 세계 의료관광시장에서 점유율은 0.15%에 불과한 정돕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난달에 의료와 숙박 시설을 겸한 '메디텔'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병원뿐 아니라 여행사도 설립이 가능하고 내국인 환자까지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 대로변에 여행가방을 든 사람들이 줄줄이 차에서 내립니다.
중국과 일본, 태국 등에서 온 관광객들인데 이들이 찾아간 곳은 성형외과입니다.
<녹취> 주권(성형외과 전문의) : "눈을 뜰 때 불편해지는 현상이 있긴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치료 기간에 이들이 머물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러시아인 부부는 목을 못 가누는 4살 딸 치료를 위해 2주째 모텔 생활입니다.
병원에서 15분 거리인 이 모텔은 이처럼 외국인 환자들의 입원실로 변한 지 오랩니다.
<인터뷰> 박천옥(모텔 주인) : "오늘은 방 20개 중에 13개가 차 있어요. 거의 (외국인) 암 환자들이에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 정부가 추진중인 메디텔,즉, 의료 관광 전용 호텔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확인됐습니다.
가장 주목되는 건 병원뿐 아니라 여행사도 세울 수 있다는 겁니다.
전 해에 외국인 환자를 천명이상 유치한 경우입니다.
또 내국인 환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시설로는 30실 이상 객실과 취사 시설을 갖추면 됩니다.
다만, 의료 기관 1 킬로미터 이내에 있어야 하는데, 지자체 조례에 따라 변경은 가능합니다.
<인터뷰>김태현(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 "해외 환자들을 많이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가 있을 것 같고 그분들이 숙박하면서 국내 관광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달까지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