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문화재급 미술품 기증 유도하려면?

입력 2013.06.17 (21:20)

수정 2013.06.17 (21:35)

<앵커 멘트>

피카소의 그림.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

미술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 압셍트 잔, 그리고 여인의 머리.

화장품 재벌인 레너드 로더 회장은 이들 작품을 포함한 미술품78점을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했습니다.

평가액이 무려10억달러 우리돈으로 1조천억원이 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기증자는 대신 이 액수의 2~30%를 돌려받게 되는데요.

미국과 유럽등에선 미술품 기증을 장려하기 위해 평가액의 최대 60%까지 세제혜택을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형태의 기증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이하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임진왜란 직전 제작돼, 4백여년동안 일본의 사찰에 보관돼온 불화입니다.

한 고미술 연구자가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인터뷰> 옥션 : "조선 전기 불화들은 7점에서 8점 정도 일본과 국내에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굉장히 귀한 작품입니다."

무한한 생명을 상징하는 선인들이 세밀하게 묘사돼있습니다.

19세기 중반 왕실 화원들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이 병풍도 백여년만에 독일에서 돌아왔습니다.

두 작품은 각각 10억원, 3억원 이상의 추정가가 매겨져 경매에 나왔습니다.

현재로선 개인에게 낙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구나 전시를 위해 국공립 박물관이 매입하기엔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국립중앙박물관도 올해 관련 예산은 27억원에 그칩니다.

<인터뷰> 임재완(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지정문화재급 문화재는 30억 원을 호가하거든요. 지금 현재 국립 중앙 박물관에 책정된 예산으로는 한 점도 구입할 수 없는...."

현재로서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유물을 확보하자면 주로 기증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증한 유물의 평가액만큼 법정 기부액으로 간주하는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준모(미술평론가) : "개인재산을 털어 모은 작품들을 기증했을 때는 사회적으로 뭔가 보상을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전문가들은 객관적 가치 산정 기준이 마련되면 국공립 기관에 대한 문화 유산 기부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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