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남북간 긴장이 계속되면 가장 속이 타는 건 이산가족들입니다.
대부분 일흔을 넘긴 이들은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들 얼굴 한번 보는게 소원입니다.
김용덕 기자입니다.
<리포트>
67년 납북된 문경식 씨의 형 중식 씨.
가난 탓에 학업 대신 어선을 탔다가 북에 끌려간 동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인터뷰> 문중식(70세/1967년 동생이 납북) : "제가 지금같으면 빚이라도 얻어서 학교를 보냈어야 했는데..."
2000년 이후 매번 이산상봉 참여를 신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최근 동생이 평양에 산다는 소식만 들었습니다.
<인터뷰> 문중식(70세/1967년 동생이 납북) : "(정부가) 상봉하게하는 배려를 해주시면 죽어도 원이 없겠습니다."
6.25 당시 북한군을 피하다 가족과 헤어진 조일웅씨도 속절없이 63년이 흘러갈 줄은 몰랐습니다.
<인터뷰> 조일웅(83세/1950년 가족과 이별) : "석달 후에는 다시 만날거니까 좀 무사히 힘들더라도 잘 지내고 조심하자고 그런데 와 보니까 참 너무 허망된 이야기였어요."
등록 이산가족 12만 8천여명 가운데 43%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은 이들도 70세 이상 고령자가 80%를 넘습니다.
2010년 이산가족 상봉 중단 뒤에는 제3국에서 만남을 시도하고 있지만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 없는 한 이들의 한을 풀 길은 여전히 멀어만 보입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