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 철새는 한 해 2백여 종, 백만 마리가 넘습니다.
추위를 피하고 먹이를 찾아 오는 건데, 여름이 되도 돌아가지 않는 겨울철새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합니다.
임명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흰뺨검둥오리 어미와 새끼 한 무리가 물 위를 한가로이 노닐고 있습니다.
겨울철새인 흰빰검둥오리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고, 보통 4월 이전에 먹이가 풍부한 북쪽으로 날아갑니다.
하지만, 이 하천에 남은 무리는 새끼까지 낳아 110여 마리에 이릅니다.
<인터뷰> "작년이나 재작년에는 네 가족 정도가 관찰됐지만 올해는 훨씬 더 늘어난 열다섯 가족 정도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겨울철새인 청둥오리도 이 하천에 자리잡은 지 오래됐습니다.
물이 깨끗해지고 먹이가 풍부해지는 등 서식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0년까지 이곳 둔치는 콘크리트 바닥이었습니다. 콘크리트를 걷어 내고 이렇게 다양한 식물이 자라면서 새들이 알을 낳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안산 시화호에도 겨울철새인 뿔논병아리가 터를 잡았습니다.
7년 전 한 쌍이 둥지를 튼 뒤로 해마다 증가해 올해는 백여 곳에서 둥지가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텃새로 변한 철새는 전국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리류들이 번식을 하기에 알맞은 둥지조건들, 잘 가려진 수초더미나 어느 정도 깨끗해진 물..."
개발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대규모 번식지가 점차 줄어들면서, 철새가 장거리 비행을 포기하고 텃새로 변신하는 것으로 생태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