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대화록 전문이 공개되면서, 그동안 의원들이나 회담 관련자들이 주장했던 내용과는 다른 부분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발췌본도 전문을 보지 않을 경우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국가정보원이 만든 8쪽짜리 발췌본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서해 평화 협력지대에서 바다 문제까지 쌍방이 다 법을 포기한다는 구상을 발표해도 되지 않냐고 말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예 좋습니다"라고 답합니다.
발췌본은 여기서 끝나지만 전문에는 한강 골재 채취 등 남북 경협 구상에 관한 노 전 대통령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이 설명을 빼고 볼 경우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정원 발췌본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억지 부렸다'는 표현 역시 전문에는 없었습니다.
지난 21일 발췌본을 처음 본 여당의원들은 굴욕감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서상기(새누리당 의원/20일) : "말하는 도중에 보고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기가 막히죠."
전문을 보면 '보고'라는 표현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보고를 해줘서 감사하다는 취지였던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북핵은 방어용"이라는 내용과 "NLL은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란 부분도 전문엔 없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공개 석상에서 한 발언과 대화록 내용을 혼동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상회담에서 NLL 논의는 없었다던 설명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지난해 12월) : "정상회담에선 주한미군, NLL, 경수로 관한 얘기 전혀 없었습니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대화록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지난해 대선 직전 논란이 불거지자 남북 정상 대화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문이 공개됨에 따라 역시 거짓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