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정부와 공공기관이 사들이는 이른바 공공조달품 중 가방이나 장갑 수건 같은 200여 가지는 중소기업만 납품이 가능합니다.
106조 원 규모의 공공조달시장의 5분의 1정도로 모두 2만7천여 개 중소기업들이 경쟁하는데요.
일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처럼 위장해 이 시장에 뛰어들다 적발됐습니다.
그 실태를 정윤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무용 가구를 만드는 이 업체는 지난해 중소기업만 납품이 가능한 공공조달 부문에 191억 원 어치를 납품했습니다.
알고보니, 2년전 가구업체 리바트가 대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새로 만든 회사입니다.
<녹취> 가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리바트가 매출 4천억 원으로 (중소기업에서) 퇴출됩니다. 종업원 지주회사니까 경험이 있으니까 해봐라. 어차피 리바트는 못하니까..."
60억 원이 넘는 토지와 건물도 리바트가 빌려주다보니, 자본금 5억 원으로도 곧바로 생산이 가능했습니다.
이 레미콘 공장은 겉보기엔 작지만 사실상 쌍용레미콘이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이 레미콘 업체의 경우 지난해 21억 원 어치를 공공부문에 납품했습니다.
하지만 토지와 건물, 시설은 대기업인 쌍용레미콘 소유였습니다.
쌍용레미콘은 이런 식으로 7 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만들어 71억 원 어치를 납품했습니다.
금성출판사가 지분 49%를 가진 한 온라인 교육업체는 금성출판사 회장의 딸이 대표입니다.
영업과 유통 모두 금성출판사의 지점을 이용하며 지난해 11억 원 어치를 납품했습니다.
<녹취> 금성출판사 관계자(음성변조) : "(푸르넷과 금호출판사가 같이 영업을 하는 건가요?) 네, 저희한테 물어볼 건 없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 적발된 위장중소기업 36 곳의 지난해 납품 실적만 7백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한정화(중소기업청장) : "중소기업자간 경쟁 입찰에서 위장 중소기업의 참여를 제한함으로써 공공 조달시장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정부는 이들 업체를 공공 조달 시장에서 영구 퇴출하고, 이후 조사과정을 방해하는 업체에겐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