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문우람 “수비는 푸이그보다 낫다”

입력 2013.07.06 (22:13)

수정 2013.07.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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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77㎝의 연봉 3천만원짜리 선수 문우람(21·넥센 히어로즈)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6일 서울 목동구장을 가득 메운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양팀 팬들은 그의 방망이 끝에 시선을 고정했다.

마치 눈에서 레이저 광선이라도 뿜을 기세로 마운드에 선 투수를 무섭게 노려본 문우람은 타석마다 호쾌한 스윙을 선사하며 2루타 두 방 포함 3안타를 때리고 포효했다.

모든 안타가 득점으로 연결돼 그야말로 순도 100%를 자랑했다. 넥센은 새로운 테이블 세터이자 해결사 문우람의 활약에 힘입어 LG를 6-3으로 눌렀다.

1회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뜬공으로 잡히는 바람에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그는 4회부터 방망이를 들고 나가면 절대 그냥 벤치에 들어오지 않았다.

4회 1사 2루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를 날려 2점을 뽑는 데 디딤돌을 놓은 그는 승부처인 6회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2-3으로 뒤진 6회 선두 타자로 나와 류제국의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박병호 타석 때 폭투로 3루에 도달한 문우람은 이택근의 1루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 때 홈을 밟아 동점을 이뤘다.

넥센의 강정호는 계속된 무사 2,3루에서 결승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문우람의 방망이는 7회에도 쉬지 않고 굉음을 냈다.

5-3이던 7회 1사 2루에서 1루수 옆을 꿰뚫는 2루타를 때려 주자 장기영을 홈에 불러들였다.

3일 NC와의 경기 이래 3경기 연속 3안타의 맹타를 터뜨린 문우람은 시즌 타율을 0.444(45타수 20안타)로 끌어올리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혜성같이 등장해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살린 야시엘 푸이그(쿠바)처럼 2군에서 머물다가 6월 22일 NC와의 경기부터 1군에 올라와 넥센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은 문우람은 '넥센의 푸이그'라는 애칭을 얻었다.

문우람은 "솔직히 푸이그보다 내가 수비는 나은 것 같다"고 멋쩍게 웃은 뒤 "3경기 연속 3안타 이상을 때려 엄청나게 기분이 좋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직구 하나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가고 있고 변화구 방향만 생각하고 직구 타이밍에서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며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1군에 올라왔는데 뭔가를 바꿀 수 있는 역할을 해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넥센은 지난달 말 '재간둥이' 서건창이 발가락 골절로 전반기를 일찍 마감하자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을 겸비한 문우람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11년 신고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해 퓨처스리그(2군리그)에서 타율 0.338, 홈런 2개를 기록했다.

2군에서 칼을 간 문우람은 기대에 부응하듯 출전한 11경기 중 6경기에서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하며 새 바람을 몰고 왔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아오키 노리치카(밀워키)를 동경한다는 그는 "어렸을 적부터 야구장은 전쟁터이고 상대와의 대결에서 절대 웃지 말라고 배웠다"며 "상대 투수를 제압하겠다는 각오로 임하다 보니 매섭게 투수를 노려보게 됐다"고 자신만의 타격 비법을 소개했다.

그는 "안타 1개만 치자는 목표로 매 경기에 나선다"며 "좋은 선배들과 1군에서 계속 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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