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엽기살인 10대 현장검증…‘담담하게 재연’

입력 2013.07.12 (17:48)

수정 2013.07.12 (17:49)

12일 오후 2시 45분께 경기 용인시 기흥구 한 모텔 앞.

1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목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처참하게 훼손한 심모(19)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지켜보기 위해 취재진과 시민 등 20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텔 주차장으로 용인동부경찰서 호송차가 들어오더니 심씨가 차에서 내렸다.

검은 모자를 눌러쓴 채 등산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심씨는 수갑을 차고 호송줄에 묶인 상태였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얼굴이 알려졌다는 사실을 아는지 경찰에 마스크를 쓰겠다고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검증은 모텔 업주의 요청으로 취재진에는 내부 진입이 금지됐다.

경찰통제선도 모텔 입구와 멀리 떨어진 곳에 처져 있어 시민들은 심씨를 실제로 볼 수가 없었다.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 뒤에야 살인범이 온 것을 알고 웅성대기 시작했다.

시민 송모(65·여·용인 신갈동)씨는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며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가슴이 떨려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박모(26·신갈동)씨도 "사람이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사형을 집행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송차에서 내린 심씨는 형사들과 함께 아무 말없이 모텔 안으로 들어갔다.

현장검증을 지켜본 한 형사는 "피의자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범행을 담담하게 재연했다"고 전했다.

범행에 10여시간이나 걸린 탓에 현장검증도 1시간 50여분이나 걸렸다.

오후 4시 40분께 심씨가 밖으로 나온 뒤 취재진은 심경을 물었지만 그는 별다른 대답없이 호송차에 올랐다.

시민들은 "금수만도 못한 놈. 얼굴을 공개하라"고 외치는 등 격분했다.

심씨와 고등학교 동창인 정모(19)씨는 "학교 다닐 땐 친구가 별로 없고 조용한 성격이었는데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해서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호송차는 심씨를 태우고 처인구에 있는 그의 집으로 향했다.

집 근처에는 이웃 주민들 200여명이 몰려 있었다.

오후 5시 15분께 현장에 호송차가 나타나자 주민들은 일제히 "사형시켜라", "얼굴을 공개하라", "네가 사람이냐"는 등 목소리를 높여 비난했다.

주거지 현장검증 또한 가족들의 요청으로 취재진의 접근이 금지됐다.

이로 인해 취재진과 주민들은 집 마당에 있는 컨테이너에 들어가 장롱문을 열고 시신이 든 비닐봉투를 유기하는 장면을 멀리서 지켜봤다.

경찰은 심씨 집에서 10분여간 현장검증을 마친뒤 호송차에 태워 용인동부서로 향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현장검증 내용을 바탕으로 심씨에 대한 보강 수사를 한 뒤 다음 주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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