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멘트>
오늘부터 전국 대부분 초등학교가 여름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방학하면 한참 학교를 안나와도 된다는 생각에 들떴던 기억이 있는데요,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해마다 방학이 짧아지고 있기 때문인데 올해 초등학교는 평균 30일, 중고등학교는 25일 정돕니다.
2년전보다 열흘 정도 줄었습니다.
여름 방학이 두달이 넘는 미국과는 큰 차입니다.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서 더 좋은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지만 학교 일선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노윤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건강하게 잘 보냅시다, 자 박수 한 번치고!"
고등학생이 되고 처음 맞는 방학.
신나게 박수는 쳤지만, 당장 다음주부터 다시 학교에 와야 하는 학생이 태반입니다.
<인터뷰> 최형준(서울 경복고) : "방학이라 놀고는 싶기는 한데 다음 주부터 당장 방과후 수업이 시작이에요."
아예 여름방학을 12일로 줄여버린 학교도 있습니다.
어정쩡한 여름방학을 대폭 줄이고 대입 준비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인터뷰> 강호경(경기 시흥고 교장) : "여름방학을 짧게 하면 수능 이전에 효율적인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고 수능 이후엔 비효율적인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게 되고요."
공부에서 해방되는 방학만 고대하던 학생들은 허탈할 뿐입니다.
<인터뷰> 한규필(경기 시흥고) : "좀 당황했어요. 지금까지 계속 25일~30일 정도 꾸준히 보장받던 게 10일 정도로 확 줄어든 거잖아요. 적응도 안 되고 여름 더위도 어떻게 날지 걱정도 되고.."
교사들도 반대 의견이 높습니다.
학습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여름 방학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60%를 차지했습니다.
<인터뷰> 김진우(좋은교사운동 대표) : "난방은 기본적으로 되는데 여름은 냉방이 잘 안되다 보니까 정말 더운 찜통에서 주의력이 떨어지는 건 감당하기 어려운 거죠."
너무 짧아진 여름방학, 입시에 시달리는 교육 현장에선 실망하는 표정들이 역력합니다.
<기자 멘트>
이렇게 여름 방학이 줄어들게 된 건 지난해 전면 시행된 주 5일 수업때문인데요.
토요일 수업을 안하면서 수업 일수는 보름이 줄었는데, 수업해야 하는 교과 분량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주 5일제로 주중 수업은 늘릴 수 없다보니 결국은 여름 방학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게 된 겁니다.
입시도 원인인데요
가을부터 시작되는 수시 모집과 특목고 입시에 대비하다보니 여름 방학이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대안은 무엇일까요.
먼저 초등학교의 경우 OECD 평균보다 20시간이 많은 수업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여름대신 겨울 방학을 줄이자는 방안도 나옵니다.
무더위와 장마로 공부하기가 매우 힘든 여름보다는 차라리 겨울 방학을 줄여 수업 일수를 더 늘리는게 효과적이라는 얘깁니다.
선진국과는 거꾸로 가는 우리 방학 제도, 방학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학사 일정 전반의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