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로열 베이비’ 탄생에 폭염도 잊었다

입력 2013.07.23 (07:17)

수정 2013.07.23 (08:40)

"미래의 영국 왕을 또 한 명 얻었다.", "국운을 부흥시키는 복덩이가 됐으면 좋겠다."

22일(현지시간) '세기의 커플'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부부가 첫 아들을 순산한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전역은 장차 왕위에 오를 '로열 베이비'의 탄생을 기뻐하는 축제 열기에 휩싸였다.

궁금증을 자아냈던 성별이 아들로 밝혀지자 시민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포함한 4대 후계체제의 확립으로 국운 융성의 계기를 맞았다며 기뻐했다.

로열 베이비의 탄생 소식은 이날 미들턴 비의 분만 장소인 런던 세인트 메리 병원에서 여왕의 공식 거처인 버킹엄궁으로 전해지고 나서 오후 8시를 넘겨 공고문보다 먼저 발표되면서 전 세계로 타전됐다.

미들턴 비가 분만 과정에 돌입하면서 시민과 관광객 1천여명이 몰려나온 버킹엄궁 광장은 일주일여를 기다린 끝에 왕손의 탄생 소식이 날아들자 환성과 박수가 넘치는 축제의 현장이 됐다.

영국 왕실은 공식 발표에 이어 전통에 따라 버킹엄궁 앞에 공고문을 내걸고 미들턴 비가 건강한 아이를 순산한 사실을 궁 밖에서 기다리던 시민과 관광객에게 알렸다.

버킹엄궁에는 이보다 앞선 오후 6시경 헬리콥터 1대가 착륙한 뒤 남성 3명이 내리는 모습이 포착돼 미들턴 비의 출산 소식이 여왕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퍼지기도 했다.

버킹엄궁 앞을 비롯한 런던 시내의 축하 인파는 7년 만의 폭염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불어나 밤늦도록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취재진 수백명이 20여일을 진을 쳤던 세인트 메리 병원 앞은 각국 언론의 취재 경쟁 속에 시민과 관광객까지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미들턴 비의 친정이 있는 버크셔주 버클베리의 주민 수백명도 유니언잭과 축하용품 등을 들고 거리와 선술집 등에 몰려나와 밤늦도록 기쁨을 나눴다.

호주 출신의 이벤트 매니저 칼리 가게트(31) 씨는 "세계인의 '패션 아이콘'인 미들턴 비의 출산 후 모습을 휴대전화 생중계로 소개하려고 출산 현장에 직접 나왔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로열 베이비의 탄생 소식을 듣고 거리에 나왔다는 시민 조 오닐(48) 씨는 "예정일을 넘겨 걱정했는데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다니 정말 기쁘다"며 "역사적인 현장을 지켜볼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미들턴 비의 분만 장소인 세인트 메리 병원 앞에서 로열 베이비 탄생을 기다리며 일주일간 노숙했다는 한 시민은 "로열 베이비는 작고한 다이애나비의 손자라는 점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며 "국민의 애환을 나누는 인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왕손에 거는 기대를 밝혔다.

이날 저녁 런던에서는 로열 베이비의 탄생을 기념해 런던탑과 시내 그린파크에서는 103발의 축포가 발사됐다.

런던의 명물인 트라팔가 광장의 분수도 왕자의 탄생을 축하하는 파란색 조명을 밝혔으며, 템스강변의 대관람차인 런던아이도 영국기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흰색, 청색의 3색 조명으로 야경을 수놓았다.

도심 리젠트파크 인근의 BT 타워도 전광판과 특수 조명으로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영국 소매업계는 로열 베이비 탄생에 따른 소비유발 효과는 2011년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결혼식 때의 1억6천300만 파운드(약 2천782억원)를 뛰어넘는 2억4천300만 파운드(4천155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기대를 부풀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