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은 류현진의 숙제 ‘투구 수’

입력 2013.07.23 (11:41)

수정 2013.07.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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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신인왕에 도전하는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후반기 첫 등판에서 자신의 숙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9안타를 맞고 4실점했으나 타선의 폭발로 시즌 8승째를 따냈다.

비록 후속 투수가 주자를 불러들여 실점이 불어나긴 했지만 투구 이닝이나 피안타 등 전반적인 기록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기록인 것이 사실이다.

류현진이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점 이상 내준 경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피안타 9개도 19차례 등판 중 세 번째로 많다.

이날도 류현진은 초반부터 많은 공을 던지며 어려운 승부를 했다.

1회에만 안타 2개를 맞고 25개의 공을 던져 힘을 뺐고, 3회에는 무려 29개의 투구수를 기록해 길고 긴 승부를 벌였다.

초구로 대결이 끝난 타자들도 있었지만 거듭 볼을 고르고 커트해가며 류현진을 괴롭힌 타자들이 더 많았다.

1회 멜키 카브레라는 무려 7차례나 파울을 만들고 볼 두 개를 골라낸 뒤에야 땅볼로 물러났고 2회에도 콜비 라스무스가 파울 두 개와 볼 세 개를 골라내 류현진이 7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3회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2실점한 류현진은 4회에도 J.P.아렌시비아와 7구 승부를 벌이고 브렛 로리를 볼넷으로 내보내는 등 계속 많은 공을 던져야 했다.

그나마 류현진을 6회까지 버티게 만든 힘은 두 차례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한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류현진은 국내 시절보다 훨씬 신중하게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특히 상대팀의 중심타자들에게는 장타를 의식해 승부구보다 유인구가 많은 경향이 있다.

굵직한 국제대회 경험으로 쌓은 노련함이 이런 류현진의 투구를 뒷받침하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너무 조심스럽게 접근하다 보니 결정구가 부족해 투구수가 늘어나고, 팀이 원하는 '이닝이터'의 역량을 보여줄 기회가 사라지게 되는 것은 숙제다.

전반기를 마친 상대 타자들은 류현진을 분석해 마찬가지로 신중한 방식으로 공략에 나서고 있다.

류현진도 조금 더 적극적인 방향으로 패턴에 변화를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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