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런 엄청난 돈의 성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재용 씨는 재판에서 정당한 축의금이라고 자못 떳떳하게 그 내역을 밝혔지만 사회통념상 뇌물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어서 김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재용 씨가 기업인들에게서 받았다고 밝힌 축의금은 적게는 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에 이릅니다.
1987년 당시 일반인들이 통상 내던 축의금 액수는 5 천원에서 만 원 정도.
요즘 축의금 액수를 감안하면 재용 씨는 1억원에서 10억원 씩의 축의금을 받은 셈입니다.
아무리 기업인들이라고 해도 사회 통념에 어긋난다는 건 법원의 판결에서도 드러납니다.
법원은 지난달,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된 사람에게 청첩장을 보내고, 축의금을 10만 원만 넘게 받아도 뇌물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04년 전재용 씨 재판에서 검찰은, '당시 1억 원이면 강남에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었다'며 축의금이 아니라 뇌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이은경(변호사) :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면 아무리 사교적 의례 형식의 축의금이라고 하더라도 뇌물죄가 성립될 여지가 있습니다."
친인척들이 낸 축의금도 너무 거액이어서 의혹이 생깁니다.
외할아버지인 이규동 씨와 외삼촌 이창석 씨가 준 돈은 모두 2억 2천만 원.
이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한 걸로 알려진 인물들입니다.
재용 씨는 이런 사회적인 논란을 감수하고, 축의금 목록을 당시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재산을 추징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게다가 뇌물죄의 공소시효가 지나 전 전 대통령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