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멘트>
점심시간 식당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스마트폰이 이 식당이 위생불량으로 최근에 영업정지를 당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들어가지 않겠죠.
반대로, 카드사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 잘 팔리는 메뉴 순위를 알려준다면 어떨까요?
이런 서비스 실현이 가능해졌는데요.
바로 '빅데이터' 때문입니다.
먼저 빅데이터가 어떤 것이고 우리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신사동의 한 이탈리안 음식점 점심 시간이 되자, 손님들이 몰려듭니다.
지난해 이 가게를 창업한 신호석씨는 주고객층과 메뉴를 정하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량 데이터와 각종 공공자료 등 360조 개의 빅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동통화량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점포 주변의 시간대별 유동인구와 성비를, 카드매출 자료를 분석해 시간대에 따른 메뉴별 지출금액을 확인했습니다.
부동산 자료 등으로는 지역 내 유사업종 분포를 확인했고 주거단지와 기업, 학교 등 소비자가 많이 모이는 시설 등을 파악해 최적의 영업 조건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유영미(SK텔레콤 빅데이터팀장) : "2700만 고객들의 통화량뿐 아니라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 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끝난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도 빅데이터는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2800만 건의 인터넷상의 각 당별 검색 건수를 분석한 결과 당별 검색건수 비율과 의석수 비율이 거의 일치했습니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마케팅에서는 물론 모든 산업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21세기의 원유, 금맥으로까지 불리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빅데이터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일컫는 말입니다.
과거에는 '인구 센서스'나 '가계동향'처럼 의도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얻었습니다.
자료 수집과 분석에 큰 비용이 들어 정부기관이나 일부 대기업만이 활용했죠.
그러나 현재의 '빅데이터'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시시각각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해 주문을 하거나 결제를 하는 순간 관련정보들이 이동통신회사와 카드회사로 전달됩니다.
인터넷 서핑과 마트에서 산 물건목록, 또 SNS에 올린 글과 사진 동영상도 모두 데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2012년 만들어진 데이터 양이 인류가 탄생해 20003년까지 만들어 낸 데이터 양보다 5백 배나 많다고 합니다.
이런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현대의 '빅데이텁'니다.
빅데이터와 관련해 올해 국내에 2만 3천여 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2017년까지 52만 개의 관련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5년에 169억달러 우리 돈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때문에 정부도 빅데이터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빅데이터는 개인 정보보호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리포트>
사람들은 PC와 스마트폰으로 끊임없이 자신에 관한 기록, 즉 '디지털 흔적'을 남깁니다.
<인터뷰> 홍승언(서울 반포동) : "가족들하고 여행 갔다온 사진들, 또는 취미활동으로 야구장을 갔다라든가."
그러나 이런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정보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같은 '개인 식별 정보'와 결합되면 감시나 신상털기 등 사생활 침해 도구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최근 전직 CIA 직원의 폭로로 큰 파문을 일으킨 미 국가안보국의 비밀 감청 시스템 '프리즘'.
미 정보기관이 감시를 목적으로 수집한 방대한 개인정보는 바로 구글, 페이스북 등 IT 기업들이 넘겨준 '빅데이터'였습니다.
<인터뷰> 신동휘(선임연구원) : "대상이 됐던 미국의 많은 서비스 업체들이 있잖아요. 그 서비스 업체들과 유사한 업체들이 우리나라에도 있거든요."
따라서,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는 주민등록번호나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등 '식별 정보'를 뺀 '개인 정보'로 제한해야 사생활 침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승주(고려대 교수 ) : "내 동의없이 합쳐져서 나에 대한 데이터들이 함부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그런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겠습니다.
잘만 쓰면 더없이 유용한 '빅데이터', 사생활 침해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