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렇게 아베총리는 모른척하고 있지만 일제의 만행은 지금도 계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제주 오름의 3분의 1이 일제 말기일본군에 의해 동굴진지로 파헤쳐졌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서남부의 중산간 새신오름.
울창한 숲 속, 수풀을 헤치고 나가자 동굴 입구가 나타납니다.
146미터나 이어진 땅굴, 일본군이 진지로 썼던 굴입니다.
이제는 박쥐 떼가 주인입니다.
뒷동산처럼 보이는 이 오름에만 모두 56개의 땅굴이 있습니다.
거의 벌집 수준입니다.
제주 북동부의 또 다른 오름.
이 오름의 8부 능선에서도 최근 일본군 땅굴이 발견됐습니다.
일본군 6천여 명이 이 일대 오름에 땅굴을 파고, 유격전을 준비했습니다.
<인터뷰> 이윤형(제주역사문화진흥원 연구원) : "진지들을 구축해서, 여기서 계속적으로 일본군들이 최후의 1인까지 저항하겠다는..."
최근 조사 결과, 태평양 전쟁 말기에 일본군이 제주도 오름 3분 1 가량에 전쟁을 위한 땅굴을 파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20여 개 오름에 동굴 진지를 만든 것으로, 땅굴 수만 720여 개에 이릅니다.
오키나와를 함락시킨 미군이 다음은 제주도를 노릴 것으로 보고, 1945년 3월부터 몇 달 만에, 당시 일본군이 제주도민 등 4만 여 명을 강제동원해 만든 진지들입니다.
<인터뷰> 김용두(땅굴 노역 동원자) : "조선인이라면서 말이지 개 패듯이 패고 말이지."
세계자연유산인 거문 오름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산방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유린당한 제주의 오름들이 일제의 만행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