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눈물’ 누굴 위한 개발이었나?

입력 2013.09.24 (07:38)

수정 2013.09.24 (08:22)

<앵커 멘트>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 불렸던 용산 개발 사업, 이제 사업을 완전히 접는 행정적인 절차만 남았습니다.

후유증이 만만찮은데요.

개발의 꿈이 깨져버린 곳, 서울 서부 이촌동을 이철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용산 철도 기지창 옆에서 자원 재활용 사업을 하던 김찬 씨,

용산 개발 계획이 발표되자 땅을 담보로 대출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발이 계속 미뤄지면서 이자를 내기 위해 거듭 대출을 받았고 결국 땅을 경매로 잃게 됐습니다.

<녹취> 김찬(서울시 서부이촌동) : "(대출잔액) 4억 원 중에 이자로만 나간 돈이 1억 6천 7백만 원이예요. 1억 6천 7백... 힘들어서 경매로 날아가는거죠."

이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닙니다.

17억 원 하던 아파트가 8억 원에 경매로 넘어가는 실정입니다.

개발을 반대했던 사람들도 표정이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개발에 찬성했던 사람들만큼 피해가 막심하다고 합니다.

개발 반대 비대위까지 꾸렸던 주민들은 개발 백지화 소식에도 허탈합니다.

<녹취> 개발 반대 주민 : "7년 동안 (거래를) 묶어 놨어. (개발) 동의자 반대자 싸움 붙이게 만들고... 이런 나라가 어디 있어. 이런 나라가."

텅빈 상가와 낡은 건물들은 서울 한복판이라고 믿기 힘듭니다.

<인터뷰> 추오룡(서울시 서부이촌동) : "동네가 완전히 다 망한거지요. 여기 사람들도 없잖아요. 사람 다 빠져나가고."

예상 못한 금융 위기도 있었지만 부동산 불패라는 헛된 꿈이 사업 실패의 한 원인이었습니다.

<인터뷰> 심교언(단국대 교수) : "15년, 10년 후에 평당 2천, 3천, 4천만 원 올라갈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예상들이 다 빗나가고..."

원주인 코레일이 파산한 시행사로부터 땅을 돌려받고, 서울시가 개발구역 지정을 해제하면 용산사업은 완전히 정리됩니다.

31조원을 투자한다던 용산의 꿈은 이제 피해 보상과 책임을 따지는 소송전만 남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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