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국민 정서 딛고 정상화의 길로

입력 2013.10.16 (07:33)

수정 2013.10.16 (07:57)

[이주흠 객원 해설위원]

한일관계가 정상이 아닌 상태로 길어지고 있습니다. 두나라 정상이 새로 취임한 이후 8개월이 다돼가지만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에이펙 등 국제회의에서 두 나라 정상이 눈길도 주지 않는 모습이 요즈음 한일관계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 국민 정서까지 불편해지면서 일본의 부탁을 받은 미국이 나서고 있습니다.

불황탈출이 목적이라는 아베총리에게 통화량 팽창을 인정했던 미국은 이번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도 환영이라고 했습니다. 오랫동안 위헌이라더니 헌법을 달리 해석하고 합헌이라고 하여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것입니다. 동북아에서 미국이익을 지키는데 도움 줄 수 있는 나라는 일본이라는 판단이었을 겁니다. 아베노믹스가 성과를 보여 시작된 기세가 더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런 동북아의 현실은 국제관계에서 실력과 이해관계보다 논리와 감정이 앞설 수 없고, 그래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줄 수 있는지가 핵심적인 고려 사항임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제 3국과의 관계까지 망라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것입니다.

한일관계의 경색이 오래가면서 본래의 일본책임론이 양비론으로 바뀌는 인상입니다. 그러나 출구를 찾는다면 문제를 일으킨 쪽의 성의표시가 먼저일 것입니다. 일본이 과거를 반성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정도는 분명히 한 다음 우리가 대화에 응하는 게 순서일 겁니다. 정상외교의 공백은 우리가 잃은 것 못지않게 그들에게도 학습효과를 주었을 것입니다.

그 다음 길은 하나 뿐 입니다. 일본의 정치가가 아닌 국민에게 눈 돌려 과거와 다른 미래를 열어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양국 풀뿌리 국민 사이에 선의와 호감을 높이 쌓아가야 합니다. 길은 멀지만 이 길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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