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서울시의 2기 도시철도교통카드 사업자 선정 당일 심사위원의 명부가 입찰 참여 업체에 유출된 사실에 이어,
사업자 선정을 위해 서울시가 준비해야 할 제안서를 입찰 참여업체가 작성해 서울시에 전해 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수험생이 시험지를 만든 격인데요.
박 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서울 지하철 교통카드 사업사 선정이 임박한 시점..,
선정 일주일 전까지 서울시 교통정책과 공무원과 입찰 참여 업체인 한국 스마트카드 직원 사이에 수상한 메일이 오고 갑니다.
세 차례에 걸쳐 오고간 이 메일을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과연 어떤 내용이 들었을까요?
한국 스마트카드사 직원은 서울시 공무원에게 입찰 제안서에 포함돼야 할 평가항목과 평가기준, 평가 포인트 등을 제시합니다.
특히, 관련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했는지 여부를 평가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서울시가 업체를 선정할 때 심사위원들의 평가 기준이 되는 평가표를 사실상 입찰 참여 업체가 만든 셈입니다.
<인터뷰> 업체 관계자 : "참가하는 업체가 (평가표를) 만들었다는 것은 학생이 시험문제지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시험문제지가 사전에 유출된 거예요"
특히, 예전 관련사업 실적에 4점이라는 높은 배점을 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도시철도 카드 사업을 해 온 한국 스마트카드에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업체 관계자 : "한국스카트카드와 시장독점을 하기 위해서 서울시와 짜고 했다고 봐야겠습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서울시가 먼저 제안해서 검토의견을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양창근(한국스마트카드 철도사업팀) : "(서울시에서) 사업범위.구축목록 등 제안요청서에 필요한 사항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이 왔고 우리회사에서 검토결과를 메일로 회신한 적이 있습니다."
심사위원 명부 유출부터 제안서 대리 작성까지...
서울시와 한국스마트카드의 부적절한 유착관계가 공정 경쟁의 틀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