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대학 입시생들에게 수능시험이 필수라면,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토익시험이 중요한 관문이죠.
이러다 보니 팔을 다친 것처럼 위장한 깁스에 달린 카메라와 첨단 무선 기기까지 부정행위에 동원됐습니다. 노준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달 토익시험 부정행위에 쓰인 무선 기기입니다.
수법은 이랬습니다.
한 토익 고득점자가 팔을 다친 것처럼 깁스를 하고 그 안쪽에 스마트폰을 숨긴 채 시험을 치렀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찍힌 답안지가 인터넷 가상 공간에 자동 저장되면, 시험장 밖에서 답을 확인한 일당은 응시생 귀에 설치된 2mm짜리 초소형 무선 수신기를 통해 정답을 알려줬습니다.
첨단기기를 사용한 치밀한 부정행위였습니다.
<인터뷰> 조중혁(부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 "답안 유출자 점수가 만점에 이르는데도 불구하고 올해들어 시험을 8번이나 치러서 (수사에 착수...)"
경찰조사 결과, 주범 30살 이모 씨 등은 토익 만점자 27살 엄모 씨를 고용하고 시험당 150만 원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응시자 12명으로부터 4백만 원씩, 총 4천여만 원을 받고 답안을 건넸습니다.
실제로 응시자들은 평균 점수가 기존 500점대에서 800점대로 껑충 뛰었고, 심지어 700점대가 최고 990점 만점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녹취> 이OO(토익 부정시험 피의자 ) : "편입도 있고, 취직도 있고, 승진도 있고...(응시자를 모으는데) 인터넷에 광고글을 올렸습니다"
경찰은 이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응시자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한국토익위원회의 협조를 얻어 이전 토익시험에 대해서도 부정행위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