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배우 혼자 모든 역할을 소화하며 극 전체를 이끌어나가는 연극을 '모노드라마'라고 하죠.
웬만한 연기파 배우들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 장르인데 요즘 대형 뮤지컬과 영화 봇물 속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모노드라마의 매력을 김나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넓은 무대에 배우는 딱 한 명.
배우 김혜자씨는 오늘도 홀로 무대에 섰습니다.
<녹취> "12일 동안은.. 전 그 소리를 듣자 또 눈물이 솟아올라서 훌쩍이기 시작했어요"
백혈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10살 아이와 할머니, 그리고 의사와 부모까지 11명의 역할이 모두 김씨의 몫입니다.
가냘픈 듯 하지만 깊은 목소리에 50년의 연기 내공이 더해지면서 무대는 어느새 여러 인물들로 가득찹니다.
<인터뷰> 김혜자(배우) : "석에 있는 분이 내 상대역이 될 수 있고 여기있는 저런 컵이 내 상대역이 될 수도 있고요.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투영이 되는 거에요."
집안 대대로 염하는 일을 해온 염쟁이를 통해 삶과 죽음을 그린 이 연극은 7년 동안 2천회 공연을 기록했습니다.
<녹취> "영감님 덕분에 곱게 치장하고 가는기라 뭐시라 인사를 해야슬란지!"
소극장에서 혼자 15인역을 해내는 소규모 연극이지만 관객들을 참여시키는 배우의 재치와 입담으로 무려 50만 명의 관객들이 찾았습니다.
<인터뷰> 오명숙(관객) : "혼자서 여러 장르를 왔다갔다 하시면서 다인의 역할을 한다는게 너무 대단하고요. 한시간 반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지나갔나..."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배우 한명이 투영해내는 모노드라마.
화려한 대형 공연들로 가득한 연말, 소박하면서도 농익은 배우들의 연기가 인생의 깊이를 되짚어보게 하는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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