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찾아온 겨울…사령탑 교체 ‘칼바람’

입력 2013.12.04 (20:34)

수정 2013.12.0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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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겨울이다. 정규리그를 모두 마친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 사령탑 교체의 '칼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올해도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지며 K리그 통산 최다 준우승 기록을 7차례로 늘린 울산 현대의 김호곤 감독이 4일 재계약을 포기하고 자진 사퇴했다.

올시즌 전력 누수가 심했는데도 시즌 막판까지 선두 자리를 놓지 않은 울산의 김 감독이지만 포항 스틸러스와의 '결승'최종전에서 0-1로 패배해 우승 트로피를 놓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으로는 J리그 활동 기간을 제외하고는 울산 한 팀에서만 9시즌을 뛴 유상철(42) 전 대전 시티즌 감독, 실업축구 울산현대미포조선의 조민국(50)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른다.

올해 초부터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울산 사령탑 자리를 노린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허 부회장은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울산이) 전혀 마음에 없다"며 소문을 일축했다.

실제로 울산 구단 수뇌부의 의중도 보다 '젊은' 인사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쪽으로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포항과 FC서울 등의 젊은 지도자들이 좋은 성과를 올리는 최근 경향과 무관치 않다.

김 감독에 앞서 지난달 30일 대구FC의 백종철 감독이 챌린지(2부 리그) 강등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미 지난 5월 8경기 연속 무승의 수렁에 빠진 당성증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바 있는 대구는 1년 사이에 감독 2명을 갈아치우며 '사령탑의 무덤'이 됐다.

여기서 '칼바람'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축구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특히 그룹B(하위 스플릿)에서 강등권 탈출 싸움을 벌이는 신세가 됐던 기업구단 감독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박경훈 감독이 부임하고서 맞은 첫 번째 2010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듬해 9위, 지난 시즌에는 6위에 머물렀고 올해는 그룹B로 떨어지며 체면을 구겼다.

남다른 패션 센스를 뽐내고 군복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등 마케팅 전면에 나서 일정부분 성과를 올린 점은 긍정적이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성적은 내리막이어서 내부에서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올시즌 들어서는 새로 영입한 선수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겨 불만이 생긴 일부 선수들을 박 감독이 좀처럼 다독이지 못해 선수단 분위기도 예전같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드래곤즈에 지난해 8월 부임해 팀을 강등권에서 구해내며 2년 재계약에 성공한 하석주 감독도 올해 팀이 그룹B에 머물면서 입지가 흔들린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똑같이 기업구단이지만 시민구단 전환을 앞둔 성남 일화의 안익수 감독을 두고도 경질설이 나돌고 있지만 일단은 팀에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성남시 고위 관계자는 "자칫 어수선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팀을 안정적으로 끌고가려면 안 감독이 계속 감독직을 맡아야 한다고 본다"면서 "지금으로선 구단 인수 계약과 함께 안 감독과의 재계약을 체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약서에 최종 사인을 하기 전에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벌써부터 성남시에 감독 자리를 맡겨달라며 구애를 하고 나선 축구계 인사가 줄잡아 40명은 넘는다는 게 축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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