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중국에서 러시아 크렘린궁을 흉내낸 구청 건물이 등장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정체성도 없는데다 호화 청사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습니다.
베이징 김주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유럽 중세 분위기의 황금색 돔을 이고 있는 흰색 건물.
베이징의 한 구청이 최근 완공한 호화스런 신축 청사 4동엔 지금 공무원들 입주가 진행중입니다.
지붕에 십자가만 없을뿐 러시아 크렘린궁의 일부를 꼭 빼 닮았습니다.
<녹취> 베이징 시민 : "겉모습이 생뚱맞네요. 러시아풍 이라는데 실용적일지 의문입니다."
어설픈 중국식 크렘린이란 여론의 질타에 구청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였다고 둘러댑니다.
저장성 우시의 인민법원청사는 건물 정면은 미국 백악관을, 지붕은 미 의회 의사당을 흉내냈습니다.
천문학적인 건축비를 투입한 기형적인 건물에선 창의성도 정체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녹취> 저장성 우시 주민 : "빈곤한 지방도 백악관처럼 청사를 짓는데 건축비는 결국 납세자가 낸 돈 아닙니까?"
7천억원을 투입해 지은 청사건물규모가 세계 제 2위라고 자랑하다 네티즌들의 몰매를 맞기도 합니다.
지역 주민과 언론의 비난에 못이겨 새 건물에 입주한 일부 지방정부 기관들은 간판을 때네거나 숨기는 소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호화 청사 신축경쟁이 지방관료와 건축업자들 사이의 부패사슬과 깊숙히 맞물려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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