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일본 관동군.
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 침략의 선봉 부대였습니다.
러.일 전쟁 후 중국 땅, 요동반도에 주둔하던 일본군이 관동군인데요.
초기 만 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백 만 대군으로 늘어나 1931년 만주사변과 1937년 난징대학살 등을 주도했습니다.
중국이 최근 위안부 동원과 731부대 생체실험 등 이 부대가 저지른 만행의 증거를 속속 공개하고 있는데, 또 다른 잔혹 행위를 보여주는 관동군의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베이징 김명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중국 지린성 기록보관소가 추가로 공개한 자료는 1930년대 일본 관동군 병사들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한 병사는 일본에 있는 아내에게 이렇게 참상을 전했습니다.
"만주 여성이면 마구 성폭행한다", "수백 명의 군인들이 많은 여성들을 성폭행했다".
또 다른 병사는 편지에서 "현지 주민도 모두 살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눈물을 머금고 어린 아이들을 살해한 적도 적지 않았다"고 고백했습니다.
병사들의 이 편지는 일본 본토에 있던 가족에게 전해지진 못했습니다.
관동군 사령부가 편지 등을 일일이 검열했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모두 압수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자오위지에(중국 지린성 기록보관소 처장) : "관동군 병사들도 이런 폭행이 만일 국제 사회로 알려지면 강력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공개된 병사들의 편지도 관동군이 다달이 상부에 보고하던 '우정검열월보'라는 책자 형태의 문건에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자가 217권, 만7천여 쪽 분량에 달합니다.
모두 관동군이 패퇴하면서 미처 태우지 못하고 땅에 묻었던 것들입니다.
중국 당국이 확보한 일본 관동군 자료는 무려 10만여 권.
중국은 이 문건들을 살펴 관동군의 만행을 계속 공개하면서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 아베 정권을 압박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