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국민 화가'이자 국내 작가 가운데 가장 비싼 경매 낙찰가를 보유한 고 박수근 화백의 탄생 백 주년을 맞아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습니다.
이하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고단한 삶을 형상화한 듯한 나무.
그 아래 광주리를 머리에 인 여인이 아이를 앞세우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는 여인들의 모습엔 일제 강점기와 전쟁을 견뎌낸 우리의 가난한 삶이 담겼습니다.
화가 박수근은 지겹도록 흔히 볼 수 있었던, 그래서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평범한 삶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인터뷰> 유홍준(명지대 석좌 교수) : "고단하지만 꾸밈없이 살아갔던 사람이 마치 성자처럼, 마애불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거죠."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던 박수근. 하지만, 그는 사후에 누구보다 뜨겁게 조명받은 화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탄생 백 주년을 맞아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습니다.
<인터뷰> 윤범(시인) : "우리에게 어머니와 고향이 있는 한, 박수근이라는 존재는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소장가들이 내놓은 작품 백여 점의 가격은 천억 원에 달합니다.
국내 미술품 가운데 가장 비싼 낙찰가를 기록한 그림이자, 한 때 위작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던 이 '빨래터'도 이번 전시에 나왔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또 다른 빨래터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투박한 화폭 가득 진심 어린 위로를 담아낸 '국민 화가' 박수근. 그의 예술 혼이 우리 곁에서 다시 꽃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