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하는 회사를 밴(VAN)사라고 부릅니다.
고객이 카드를 쓸 때마다 결제 정보를 관리하고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 만큼, 자연스럽게 카드 이용 고객과 가맹점주의 개인정보가 모이게 됩니다.
대형 밴사들은 하청 대리점을 운용하고 있는데 그 수가 2천 개가 넘습니다.
문제는 밴사 대리점 가운데 일부가 개인정보를 불법 거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지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천여개 카드가맹점을 관리하는 밴 대리점입니다.
가맹점주와 고객의 개인정보는 이곳에서 공공연히 거래됩니다.
주로 보험업자나 대부업자, 신규 체인점 업체가 접근합니다.
<인터뷰> A 밴 대리점 관계자(음성변조) : "(요즘 한 건당) 3천 원에서 4천 원 정도에서 거래가 됩니다. 만 개 단위로 보통 판매를 해요. 그래서 3천만 원에서 4천만 원씩 받고 있습니다."
밴 대리점엔 가맹점주의 주민등록증 사본과 통장 사본, 사업자 등록증 등 각종 개인정보서류가 쌓여 있습니다.
10년이 넘은 정보까지 보관돼 있습니다.
<인터뷰> A 밴 대리점 관계자(음성변조) : "보관량을 좀 줄이기 위해서 스캔을 떠놓죠. (그 파일을) 넣어서 그냥 USB를 넘겨주는 거죠."
고객들의 정보도 거래 대상입니다.
가맹점을 이용한 카드 전표에는 카드 번호와 유효기간이 표시돼 있습니다.
이 두 정보만으로 홈쇼핑 등에서 결제가 가능해 범죄에 악용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B 밴 대리점 관계자(음성변조) : "보이스 피싱하는데 그런 쪽으로 정보가 또 유출되면 그것은 제어하기 어렵지 않느냐..."
밴 대리점들은 대형밴사로부터 하청받아 일하고 수수료를 받지만 벌이가 시원치 않다 보니 일부 대리점이 개인정보 거래에 나선 겁니다.
<인터뷰> 신용카드 업계 20년 종사자(음성변조) : " 가맹점은 1년에 50만 개씩 계속 생겼다 사라지기 때문에 점점 더 정보량이 누적이 되고 쌓이는 거죠."
밴 대리점들이 관리하는 전국의 가맹점은 2백 20만 곳, 가맹점을 이용하는 고객정보 수천만 건이 언제든지 유출될 수 있지만 금융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