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먼저 세상을 뜬 분, 몸이 편찮으신 분들은 아들, 딸이 대리 상봉에 나섰습니다.
그리움을 대신 안고 혈육을 만난 이들의 사연, 지형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남한의 이봉자 할아버지, 북한의 누나와 조카를 마주보며 말을 잊지 못합니다.
구순 노모는 그리도 북에 있는 딸을 보고 싶어 했지만 치매를 앓고 있어 병상에 누워있느라 오지 못했습니다.
<녹취> 유상모 (남측 이봉자 씨의 조카) : "고맙습니다. 할머님을 지금까지 모셔주셔서"
사진 속 고인은 두 자매의 어머니
북한에 있는 작은딸의 손을 그리도 잡아보고 싶었건만..
상봉을 한 달여 앞둔 지난 5일 끝내 만나지 못한 채 숨을 거뒀고,
언니 김용자씨가 영정 사진을 챙겨 북에 있는 동생을 만나러 온 겁니다.
<녹취> 김용자(68살/어머니 대신 상봉) : "어머니 오실 거였는데 엊그제(지난 5일) 돌아가셨어"
사진 속 어머니와 남한의 언니, 북의 동생, 세 모녀의 얼굴은 영락없이 혈육입니다.
60여 년을 기다렸던 만남, 기쁨만큼이나, 오지 못한 사람, 먼저 간 사람의 빈자리가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온 자리였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