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일본의 여러 도서관에서 나치의 유대인 탄압을 그린 책, `안네의 일기'와 `유대인 학살' 관련 서적들이 누군가에 의해 잇따라 훼손되고 있습니다.
과거사를 부정하는 극우세력 소행이라는 추정도 나오지만 아직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도쿄 박재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수십 페이지가 흉측하게 찢겨나간 책,
나치의 유대인 탄압을 기록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안네의 일기'입니다.
<인터뷰> 피해 도서관 관계자 : "이것이 피해를 입은 책입니다. 100페이지 정도 됩니다."
이 도서관에서만 40여 권.
이곳을 포함해 도쿄와 요코하마 등지의 40여 개 도서관에서 지난달부터 300권이 넘는 책이 훼손됐습니다.
사건이 알려지자, 국제 유대인 인권보호단체는 충격과 깊은 우려를 나타냈고, 전 세계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쯔카 마코토 (히로시마 홀로코스트 기념관 관장) : "몰래 책을 훼손한 것에 대해 세계적으로 매우 부끄럽습니다."
일본 경찰은 유대인 학살 등 나치의 만행을 부정하고 있는 일부 우익단체 등을 수사선상에 올려놨습니다.
주일 이스라엘 대사관은 피해를 입은 도서관에 새 책 300권을 기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주일 이스라엘 대사관 관계자 : "안네의 일기와 유대인학살 등의 책을 기증하려고 합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일본의 우경화를 우려하는 일본 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과거사 부정이나 전쟁범죄를 고발한 책 훼손이나 모두 역사를 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