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과거 농촌에선 겨울철 논에서 미꾸라지를 잡는 천렵 풍습이 있었는데요.
농약과 비료 살포로 사라졌던 미꾸라지 천렵 풍습이 친환경 농법 덕에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함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찬바람이 매서운 한겨울, 농촌마을 주민들이 삽을 들고, 논으로 모여듭니다.
얼음을 깨고, 질퍽한 논 흙을 파헤치자 지푸라기와 진흙 속에서 미꾸라지들이 꿈틀거립니다.
<녹취> "어휴 이거 다 어떻게. 하하하. 용 나왔다. 용! 용! 용!"
손으로 미꾸라지를 담는 재미, 반나절도 안 돼 양동이에 가득 찹니다.
<인터뷰>김기재 (58세) : "토종이지, 완전히. 오염이 안 됐으니 토종이지 오염된 곳에 미꾸라지가 어딨어요."
이렇게 잡은 미꾸라지는 지하수로 잘 씻어 소금을 뿌리고.
무와 고춧가루를 끓인 물에 넣어 추어탕을 만들면 맛 또한 별미입니다.
<인터뷰>김영신 (54세) : "화합은 진짜 잘 됩니다. 좋은 점도 많고 서로 농사짓는 정보도 알고."
한 때 사라졌던 우리 농촌 겨울 풍습 미꾸라지 천렵이 다시 살아난 것은 3년 전부터 화학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업을 하면서 논이 살아나고, 미꾸라지 서식이 가능해진 덕분입니다.
<인터뷰>민병로 (60세) : "약을 안하니까 요즘에 다시 (토종 미꾸라지가) 자라서 시작한 겁니다."
생태환경을 지켜가는 유기농법이 우리 겨울 풍속을 되살려냈습니다.
KBS 뉴스 함영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