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 13일, KBS 9시 뉴스입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자체마다 치적을 자랑하는 현수막이 경쟁적으로 걸리고 있습니다.
현역 단체장의 선거용 홍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현행법으로는 단속할 길이 없습니다.
첫 소식, 이슬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8층 높이의 구청 주차빌딩이 현수막으로 덮였습니다.
가로 15미터, 세로 21미터...
이런 크기면 제작비는 400만원 정도 듭니다.
'행복한 구'를 강조하지만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인터뷰> 고진순(해당지역 구민) : "왜 저기다가 수백만 원을 들여서 저렇게 해놔요? 국민들 세금 뜯어가지고..."
역시 대형 현수막이 걸린 이곳, 가린 건물은 구청 주민센터입니다.
이 구청의 주민센터는 18곳, 이같은 홍보 현수막을 관내의 모든 주민센터에 설치하는데 천만 원이 넘는 돈이 들었습니다.
더욱이,구청이 인용한 '살기좋은 구 1위'라는 연구결과는 표절로 드러나 공표가 금지된 자료입니다.
<녹취>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 : "(보고서를)폐기했고 연구자에 대한 제재조치를 했고, 인용하지 말라는 보도자료를 냈었거든요. 특히 등수를 매긴 건 아니에요."
<녹취> 해당 구청 관계자 : "실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쪽으로 홍보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일을 하다보니까.."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둔 요즘, 이 같은 크고 작은 현수막이 경쟁적으로 설치되고 있습니다.
현역 단체장의 선거용 치적 홍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현행 법으로는 단속할 길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관중(서울시 선관위 조사관) :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추진실적과 그 밖의 활동사항은 예외조항에 해당돼서 허용된 홍보행위입니다."
특히 자치단체 본관에만 한정됐던 홍보 현수막이 넉달 전부터 자치단체의 모든 시설물에 걸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이른바 '현수막 전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