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은퇴한 전직 버스기사가 버스 안에서 '할리우드 액션' 수준의 연기로 돈을 뜯어내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어떤 수법을 썼는지 직접 보시죠.
정연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버스에 오르는 한 남성..
출발하자마자 앞으로 넘어집니다.
한참을 쓰러져 있더니 일어나서도 절뚝거리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이번엔 버스에서 내리려는 이 남성, 갑자기 나뒹굽니다.
버스만 타면 '꽈당' 넘어지는 건데, 뭔가 이상합니다.
천천히 다시 봤습니다.
엉거주춤, 한쪽 발을 들더니 '꽈당' 코미디 수준의 연기입니다.
놀란 승객이 다가와 부축하자 "경찰에 사고를 접수하겠다"며 기사를 윽박질렀습니다.
<녹취> 버스기사 : "브레이크 밟은 적이 없고 그냥 가는 상태에서 넘어졌다는 건 도무지 납득이 안가..."
치료비 명목으로 받아낸 돈은 15만 원, 전직 버스기사였던 67살 이 모씨는 이런 수법으로 최소 11차례에 걸쳐 모두 230여만 원을 뜯어냈습니다.
<녹취> 피의자 : "넘어졌으니까 뭐 자기네들 나한테 미안한 감이 있겠죠. 나도 아프니까 아프다고 그런거고..."
버스 기사들은 치료비를 보험 처리하게 되면 사고 경력이 남게 되는 것을 염려해 이 씨에게 현금을 주고 합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고 경력이 생기면 무사고 수당을 날리는 건 물론 재계약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짜고짜 구타'같은 수난부터 잊을만하면 벌어지는 고의사고까지...
<녹취> 버스기사 : "(이런 일은 조금 많아요?) 엄청 많아. 환장한다니까 우리가."
기사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