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 많이 됐지만 프로 데뷔전을 치를 때보다는 덜 하더라고요."
브라질 월드컵 최종명단에 발탁된 23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월드컵 무대를 경험해본 선수는 박주영(왓퍼드), 기성용(선덜랜드), 김보경(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정성룡(수원) 등 5명에 불과하다.
이중 월드컵을 2회 이상 경험해본 선수는 박주영(2006년·2010년)이 유일하고, 기성용, 김보경, 이청용, 정성룡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데뷔 무대였다. 여기에 월드컵에서 골 맛을 본 선수는 박주영과 이청용 단 2명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첫 월드컵에서 득점까지 달성한 이청용은 '홍명보호'를 통해 처음 월드컵을 경험하게 될 18명의 동료에게는 교과서 같은 존재가 됐다. 특히 이청용은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2골(아르헨티나전 1골·우루과이전 1골)을 작성하며 특유의 골감각을 과시한 바 있다.
이청용은 13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오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으로부터 '월드컵에 처음 나서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솔직히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을 떠올리면 어느 시점에 어떤 훈련을 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러나 "(월드컵에 처음 나서면) 긴장이 많이 되지만 평소 훈련을 즐기다 보면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청용은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서 '난적' 아르헨티나(1-4패)를 상대로 골을 터트려 대표팀의 영패를 막았고, 우루과이와의 16강전(1-2패)에서는 동점골을 꽂아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살렸다.
그는 "킥오프 직전까지 긴장을 많이 했지만 경기를 즐기다보니 금세 적응이 됐다"며 "오히려 긴장감은 월드컵 때보다 프로무대에 데뷔할 때가 더 심했다"고 미소를 보였다.
결국 평소 훈련을 즐기면서 자신감을 키우면 월드컵 무대의 긴장감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게 이청용의 생각이다.
구자철과 함께 태극전사의 주장 후보로 손꼽히는 이청용은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준비만 착실히 하면 좋은 컨디션으로 월드컵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후배들에게 남기고 숙소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