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비싼 기름값 때문에 자동차를 고를 때 연비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데요, 연비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가 변속기의 종류죠.
수동 변속기를 단 차량은 자동 변속기 차량보다 운전이 불편하긴 하지만, 연비가 10~15% 가량 높습니다.
가격도 백만 원 이상 싸고, 고장났을 때 수리비도 적게 듭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데도 국내 업체들이 파는 차량에선 수동 변속기를 찾아보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습니다.
김희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7세대 쏘나타.
출시 두 달 만에 2만 2천 대가 팔렸는데, 수동 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은 한 대도 없습니다.
옛 모델보다 연비가 별로 개선되지 않았는데도, 연비가 더 좋은 수동 변속기 차량은 아예 만들지도 않은 겁니다.
소비자들이 클러치 조작 등을 번거로워 해, 수동 변속기 수요가 적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입니다.
다른 완성차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국내 업체들의 승용차 가운데 수동 변속기 차량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높은 연비와 안정성 덕분에 유럽에선 절반 가량이, 이웃 중국에선 65%가 수동 변속기 차량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 때문에 연비가 높은 수동 변속기 차량이 많이 보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수동 변속기 차량의 자동차 세를 깎아주거나 통행료를 감면해 주자는 겁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이산화탄소 덜 배출되고 에너지 절약이 되기 때문에 절약하는 만큼의 인센티브를 준다던지 또 운행상의 이점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경차나 친환경 차량에 주고 있는 각종 혜택을 수동 변속기 차량에도 부여해 연비가 높은 수동 변속기 차량 보급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