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한해 물놀이 사고가 4천여 건에 이르고 7백여 명이 숨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는데요.
사고의 70%가 하천이나 계곡 등의 얕은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얕은 물이라 방심했다가 예상치 못한 웅덩이나 소용돌이를 만나거나 '얕은 물 기절 증후군' 때문에 물놀이 사고가 많이 났는데, 이 '얕은 물 기절 증후군'이 뭔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물놀이를 하다가 물에 빠진 12살 어린이.
물에서 구조해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인터뷰> 오동철(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소방대원) : "수심은 구조대원이 들어갔을 때 불과 1.5미터?"
바로 '얕은 물 기절' 증후군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얕은 물에서 잠수를 하다가 의식을 잃으면서 익사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물도 얕은데 왜 기절을 했을까?
잠수하기 전, 여러 번 숨을 크게 쉬는 과호흡에서 비롯됩니다.
과호흡을 하면, 숨을 내쉴 때 이산화탄소를 내뱉기 때문에 몸속의 이산화탄소 수치가 낮아집니다.
이 상태에서 숨을 멈추고 잠수하면 산소는 몸속에서 계속 쓰여지기 때문에 점점 부족해집니다.
하지만 몸속에 낮아진 이산화탄소 농도 때문에 산소가 부족해도 뇌에서 숨이 찬걸 느끼지 못하고 의식을 잃게 됩니다.
<인터뷰> 류정민(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 교수) : "물 속에서 의식을 잃게 되면 정상적으로 물속에서 호흡을 참아줘야 되는데, 참지 못하니까 이제 폐속에 양압을 유지하지 못해서 물이 이제 폐로 다시 들어오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물 속에서 잠수하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특히 위험합니다.
이렇게 엎어진 채로 조용히 가라앉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잠수하기 전에 과도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과호흡 행동을 피해야 합니다.
또, 얕은 물이라도 아이들 혼자 놔두지 말고 보호자가 언제든 손을 뻗어 즉시 구조할 수 있도록 함께 물에 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