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도 선착순?…연말이면 예산 고갈에 중단

입력 2014.11.12 (21:34)

수정 2014.11.12 (21:55)

<앵커 멘트>

요즘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이른바 무상 시리즈가 논란인데요.

이른바 선착순 복지라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연말이 되면 예산이 없다며 복지 사업을 잠시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발달장애 아동이 재활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이용료는 소득을 따져 월 22만원까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줍니다.

그런데 지난 8월 말, 이 서비스는 신규 지원이 중단됐습니다.

예산이 동난 겁니다.

<인터뷰> 박경호(재활치료학원 원장) : "빨리 치료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머뭇거리거나 받지 못하고 기다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연말까지 써야 할 예산 72억 원이 부족해 현재 장애 아동 3천여 명이 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선 지난달 저소득 한부모 가정 만여 가구에 월 7만원씩 나가는 양육비가 끊겼습니다.

정부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시도에서 쓰지 않은 예산을 갹출하는 중입니다.

<녹취> 여성가족부 관계자 : "반납고지가 벌써 세차례나 나갔는데, 나머지 시도에서 잘 움직이질 않아요."

연말이면 혜택이 끊기는 '선착순 복지', 그 대표적인 것이 또 출산 장려책입니다.

때문에 산모들 사이에선 연말에 출산할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한 지방자치단체에선 둘째 출산부터 산모도우미를 지원하겠다고 했다가, 예산이 동나자 셋째부터 주겠다며 정책을 바꿨습니다.

<인터뷰> 신화연(보건사회연구원) : "아무 계획없이 확대하거나 원성을 하거나 그런 것들이 좀 반복되지 않을까. 그것(복지재정 부족 현황)을 계속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정책을 만들어 생색만 내고 예산이 동나면 '나 몰라'하는 이른바 '선착순 복지', 재정난에 허덕이는 우리 복지의 현주소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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