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주택가 자매 피살…피의자는 ‘주차 시비’ 이웃

입력 2014.11.13 (08:11)

수정 2014.11.13 (16:41)

<기자 멘트>

대낮, 한 주택가에서 30대 자매가 흉기에 찔려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는 이웃에 살고 있던 40대 남성이었습니다.

경찰이 왜 이런일을 벌였는지 조사했더니, 주차 시비로 인한 갈등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참극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주차 시비를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부천의 한 주택가.

이틀전인 지난 화요일,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곧장 한 여성을 향해 다가갔다는 중년의 남성.

끔찍한 사건은 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두 여성.

신고를 받은 119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서성미(소방장/부천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 "현장에 도착을 해보니까 여성 두 분이 엎드려 계셨고요. 두 분 다 피를 많이 흘리고 계셨고 혈압이나 호흡, 맥박, 의식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응급처치하면서 병원까지 이송했습니다."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지만, 피를 많이 흘린 두 여성은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자매 사이였던 두 여성. 누가 왜, 이들 자매를 잔인하게 살해한걸까?

경찰은 현장에서 40대 남성 김모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김 씨는 숨진 최모 씨 자매의 바로 옆에 사는 이웃이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이웃 지간이에요, 이웃 지간. 주차 시비 때문에, (평소에 주차 시비가 있었던 건가요?) 네."

주민들은 평소 김 씨가 이웃과의 왕래가 많지 않은 조용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늘 조용했던 김 씨가 유독 예민하게 반응했던 건 주차 문제였다고 합니다.

특히, 숨진 최 씨와는 집이 바로 붙어있어, 유독 주차 문제로 다투는 일이 잦았다고 합니다.

주차 문제를 둘러싼 마찰은 사건 당일에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툼 뒤에 앙심을 품은 김 씨.

언니 최 씨에게 다가가 흉기를 휘두른 뒤,

옆에서 이를 말리는 동생까지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취재팀은 어렵게 피해자의 유가족들을 만나봤는데요, 가족들은 너무나 큰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자 친척(음성변조) : "‘애들 데리고 갈게요, 퇴근할게요.’ 그러고 ‘응, 그래.’ 그런 상황에서 전화받은 건 ‘칼에 맞았다.’라고. 맨 처음에 저희 같은 경우는 강도가 들은 걸로 알고,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주차 문제를 둘러싼 마찰은 숨진 최씨 가족이 이사를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됐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 친척(음성변조) : "처음부터 싸운 건 아니고 차 빼라 그런 얘기 수시로 하니까, 차 빼라 해서 나와서 보면 기존에 주차된 차를 빼고 ‘내가 여기다 댈 거니까.’ 그런 식으로 되는 거죠."

시간이 갈수록, 갈등은 더 깊어졌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 친척(음성변조) : "휴대폰으로 전화해서 차라리 ‘이렇게 해주세요.’하고 그럴 수도 있는 부분인데, 올라와서 막 그러니까 안 무섭겠냐고 너무 험악하게 얘기를 하니까, 어머니한테 자꾸 와서"

최 씨 가족은 고심 끝에 최근 이사를 결심하고 집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사이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만겁니다.

<녹취> 피해자 친척(음성변조) : "너무 무섭게 하니까 얼마나 오죽했으면 이사하자고, 그러고 나서 (집) 내놓은 지 얼마 안 되어서……."

<기자 멘트>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대 수가 얼마전 2천만 대를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차는 많은데, 주차를 할 공간은 없다보니, 곳곳에서 갈등과 다툼이 벌어집니다.

대책은 없을까요?

<리포트>

아파트 주차장에서 운전자 두 명이 말다툼을 하더니, 곧바로 폭력 사태가 벌어집니다.

<인터뷰> 고광삼(경비원) : "주차장이 좁으니까요. 차를 빼주라, 안 빼주라 옥신각신하시다가 이런 시비가 돼서"

이번엔 한 원룸촌 골목길.

흉기에 찔린 남자가 황급히 달아나고, 뒤를 쫒아온 남성들이 뒤엉켜 난투극이 벌어집니다.

역시 주차 시비 끝에 벌어진 일입니다.

<인터뷰> 피해자(음성변조) : "차 대면 안 된다고 그래서 ‘금방 뺄게요.’하고 여기다 차를 대니까 차를 펑크를 낸다고"

자동차는 해마다 증가하는 데, 차를 대 놓을 곳은 없다보니, 이를 둘러싼 갈등과 다툼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운(직장인) : "차 댈 데가 너무 없어요. 잠깐 갓길에 차만 대도 딱지 끊고 견인해버리고"

현실이 쉽지만은 않아도, 무언가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인터뷰> 양승범(교수/건국대 행정학과) : "주차장을 새로 건축하는 데는 상당한 예산이 들기 때문에 우선은 기존에 있는 학교라든지 공공시설물에서 유효 시설을 이용해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도록)"

<인터뷰> 허경옥(교수/성신여자대학교 생활문화소비학과) : "개인만의 문제로 보지 말고 돌아가면서 주차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다든가 특히 또 저소득층이 많이 있는 지역에 주차 문제를 좀 더 관심을 두고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극으로 이어진 주차 시비.

도심 주차난을 해결할 아이디어가 시급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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