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해 10월 한 태권도장에서 20대 지체 장애인이 감금 상태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해 숨지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KBS의 보도를 통해 제기된 사범들의 조직적 폭행과 은폐 의혹이 경찰 수사에서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이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체장애 3급 고 모씨는 지난해 10월, 몸무게가 20kg이 빠지고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상태로 태권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몇 달간 태권도장에 감금된 채 상습 구타에 시달렸기 때문인데 당초 경찰은 이에 대한 혐의를 원장 김 모씨에게만 적용했습니다.
<녹취> 서울 강동경찰서 수사 담당자 : "(다른 사범들이 폭행에 가담한 적은 없나요?) 예 없습니다. 증거가 없죠 일단은... 다른 관장이나 사범들은 사실은 지도권한이 없거든요."
하지만, 피해자가 숨지기 일주일 전 원장은 해외에 출국해 있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가 숨지기 직전까지 폭행이 가해졌다는 소견을 냈습니다.
이를 지적한 KBS보도 이후 경찰은 추가 수사를 벌여 원장이 해외에 나간 사이 다른 사범들이 다친 피해자를 방치한 채 추가 폭행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당시 사범들의 SNS 단체 대화방을 보면 한 사범이 "일어나지도 못하고 소변을 계속 싼다.." 라면서 피해자 상태가 심각하다고 알리지만, 다른 사범들은 이를 무시한 채 대화를 이어갑니다.
특히 유모씨 등 2명은 고 씨를 하루씩 맡아 관리하면서 번갈아가며 폭력을 휘둘렀고, 매일 태권도장을 찾았던 피해자의 어머니에게는 "문제 없이 잘 있다"고 둘러대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서 구속 기소된 원장 김 모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늘 내려지는 가운데 경찰은 사범 유씨 등 3명을 유기와 상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