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 신설에 따라 호남권 KTX를 이용하는 승객이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4월 호남 KTX가 운행을 시작하면 호남권 이용객이 하루 평균 3만519명으로 지금보다 17%(4천394명) 늘어날 전망이라고 6일 밝혔다.
지난해 기준 KTX 호남선(서대전·계룡·논산·호남권)을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 평균 2만953명, 전라선 이용객은 5천172명으로 모두 2만6천125명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호남KTX가 고속철도 신선 위를 날려 서울·수도권에서 호남권으로 직행하게 되면서 시간단축 효과 등으로 비행기·고속버스·승용차를 이용하던 수요가 유입돼 전체적인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TX 이용률과 승차율도 개선될 전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KTX 호남선(서울∼목포)의 이용률은 72%, 승차율은 45%이다. 전라선(서울∼여수)의 이용률은 95%, 승차율은 58%다.
이용률은 좌석을 기준으로 승객이 얼마나 탔는지를 계산하고, 승차율은 운행거리를 기준으로 승객의 탑승 거리를 계산해 산출한다.
호남선·전라선의 이용률과 승차율은 경부선(이용률 103%·승차율 66%)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코레일이 지난달 국토부에 제출한 운행계획 초안에는 현재 하루 44회 운행하는 KTX 호남선에 46회, 서대전∼계룡∼논산을 경유하는 기존 서울(용산)∼광주송정(목포) 노선에 18회, 전라선에 현재 18회에서 26회로 운행횟수를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토부는 승객 수요 등을 감안해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서울∼광주송정 구간을 서울∼익산까지로 단축해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대전권에서 익산 이하의 호남권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작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천449명, 전체 호남·전라선 수요의 5.9%에 불과한 점을 고려한 조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KTX 신선 개통에 따른 수요 증가로 호남선의 이용률은 75∼80%, 승차율은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라선도 호남선만큼은 아니자만 운행 속도가 개선되면서 이용률과 승차율 모두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남KTX가 서대전역을 거치지 않게 되면서 대전·충남권 승객은 다소 불편을 겪게 될 전망이다.
현재 KTX 호남선과 전라선 모두 서대전∼계룡∼논산∼익산 구간을 지나 목포와 여수까지 내려가지만, 앞으로는 두 노선 모두 익산에서 KTX 운행이 끊기기 때문이다.
서울·수도권을 오가는 대전·충남권 승객에게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
그러나 대전·충남에서 호남으로 가려는 승객은 KTX를 이용할 경우 익산에서 신선을 이용하는 KTX로 환승하거나, 처음부터 iTX-새마을 등 일반열차를 이용해 내려가야 한다.
이 경우 환승 승객은 익산에서 KTX를 갈아타는 번거로움과 환승에 따른 시간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처음부터 iTX-새마을을 타고 서대전에서 광주까지 내려오면 현재 운행 중인 KTX를 타는 것보다 시간이 20분가량 더 걸릴 전망이다.
국토부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전·충남에서 호남을 오가는 승객들에게 약간의 불편함이 따를 것으로 예상돼 송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이런 이유로 호남선 KTX를 서대전을 경유해 운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방법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TX 환승객의 경우 익산에서 내려 다음 KTX로 바로 갈아탈 수 있도록 대기시간을 7∼15분이 되도록 조정하고 일반열차도 증편하고 고급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코레일 관계자도 "호남선은 지금도 하루에 1만석 정도가 비어서 운행되고 있는 상태"라며 "지역의 요구를 반영해 서대전을 경유해 호남까지 내려오는 KTX를 운행하려 했지만, 사실 이것은 손실을 감수한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치논리는 최대한 배제하고 'KTX 수혜지역을 확대한다'는 철도정책 목표에 충실하게 판단했다"며 "앞으로 운영과정에서 수요를 살펴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