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일감 몰아주기’ 규제 임박…재벌, 꼼수 총동원

입력 2015.02.06 (21:18)

수정 2015.02.06 (22:00)

<앵커 멘트>

대기업 계열사끼리 일감을 주고받는 내부거래 규모가 한 해 180조 원을 넘습니다.

계열사 제품만 사준다거나 값을 비싸게 쳐주는 등의 부당한 내부거래,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가 그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기업의 경우 계열사들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일감을 몰아주면 총수 일가까지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이 강화돼 다음주 시행되는데요,

일부 재벌들이 총수일가의 처벌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최정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운송전문업체인 현대글로비스는 2013년 매출 10조 원 가운데 3조 원을 현대차 등 그룹 안에서 올렸습니다.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해온 대표적 기업인 셈인데, 대주주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주식 502만 주를 팔았습니다.

이로써,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지분율은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부당 내부거래가 적발돼도 과징금만 부과될 뿐, 총수 처벌은 피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인터뷰>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 : "(총수 처벌 기준을) 피해가기 위해서, 그것도 29.99%를 맞추는, 아주 법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행동으로 봐야죠."

보유한 주식을 한주도 팔지 않으면서 총수 처벌 기준만 피해나가는, 더 교묘한 꼼수도 있습니다.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은 계열사를 지분이 적은 계열사와 합병하는 이른바 '물타기' 방식으로 지분율을 기준치 아래로 끌어내리는 수법입니다.

삼성SNS와 삼성석유화학, 현대엠코 등이, 이런 방식으로 강화된 공정거래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채이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 "규제를 회피하려는 노력들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비율이 아닌 금액에 어떤 기준을 마련해서 대응을 해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공정거래법이 개정된 2013년 총수 처벌 조항이 적용될 기업은 208곳이었는데,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이미 20곳 넘게 줄었습니다.

KBS 뉴스 최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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