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K 뷰티'라고 들어보셨습니까?
한국산 화장품은 지난해 수출액 2조 원을 돌파하면서 한류의 당당한 한 축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케이뷰티가 도를 넘은 베끼기 경쟁으로 제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성분과 포장용기는 물론 해외 제품까지 따라하고 있습니다.
송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의 한 프로그램입니다.
소개한 제품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7백억원 어치 팔린 한 한국 업체의 미용 크림입니다.
서울 명동. 여기에도, 저기에도 거의 같은 크림이 진열돼 있습니다.
<인터뷰> □□화장품 업체 판매원 : "우리 제품은 성능이 굉장히 좋아요. 안에 80% 정도 (기능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요. 저희도 가격은 만만치 않아요."
팔리는 네 제품 모두 성분은 물론 용기 디자인까지 비슷한 모방 제품입니다.
과일 모양 용기로 유명한 이 크림 역시 세 업체가 따로 팔고 있고, 지난달, 하루 간격으로 두 업체가 내놓은 동물 모양 마스크시트는 1년 전 일본 제품과 비슷합니다.
<인터뷰> 화장품 도매상 :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 설명서가) 한글이고 글씨도 깨알 만해서 (어느 회사 제품인지) 보이지도 않아요."
한 제조 공장을 찾았습니다.
출고를 기다리는 제품들이 상표권을 가진 제품과 똑 같은데, 업체 주소지만 다르게 적힌 다른 제품입니다.
<인터뷰> 제조업체 관계자 : "(이게 진짜 제품인가요?) 맞아요. (베낀 게 아니라) 진짜는 진짜예요."
이 같은 베끼기 관행은 최초 개발 업체의 피해로 이어집니다.
동물성 기름으로 유명한 이 업체가 주장하는 매출 손실만 지난 한 해 3백억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은철(화장품 업체 법무이사) : "국내업체들이 저희 권리를 침해하는 건 물론 국가 이미지에도 타격을 주는 거라서 법적인 형사처벌, 손해배상 이런 걸 이끌어내야."
무엇보다, 아무 것도 모르고 구입한 관광객의 피해가 가장 큽니다.
<인터뷰> 루펑밍(중국 관광객) : "크림 같은 건 비슷한 게 많아요. 제품 이름이나 포장을 조금만 바꿔도 우리가 가짜 제품을 살 우려가 더 커져요."
외국에서도 인기있는 일부 화장품에 대한 도를 넘은 베끼기.
화장품 한류의 추한 뒷모습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